10화: 마닐라 – 밤의 그림자와 낮의 교감
"그녀석과는 말이 통했다.언어는 달랐지만, 느낌은 같았다." 어둠 속에서 시작된 여정처음 도착한 숙소는 BF홈.마닐라 남부, 낯선 주택가의 밤은 생각보다 어두웠다.가로등은 드물고, 골목은 그림자처럼 조용했다.어떤 공기엔 설렘이, 또 어떤 공기엔 불안이 섞여 있었다.영어가 서툴렀던 나에게,경비와의 의사소통은 모험이었다.그런데 이상했다.그 녀석과는 통했다.말은 안 통해도,몸짓 하나, 눈빛 하나로그는 나를 이해했고, 나도 그를 이해했다.바디랭귀지라는 단어가그때처럼 실감났던 적은 없었다.산미구엘, 500원의 밤밤이면 로컬 바에 앉았다.산미구엘 한 병에 500원.옆에 여성이 앉으면 700원이 되는 구조.안주는 없었다.단지 술과 음악, 그리고 여름 밤의 기운만이 있었다.그 날의 술은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,뜨거운 공..
2025.04.10